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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8 중국 상하이 경제문화연수 한달 체류후기③
    여행후기/중국에서 2013. 5. 31. 22:42

     

     

     

    후기 ①편 : 여행의 시작, 중국 음식 경험담 http://sumingkiim.tistory.com/117

    후기 ②편 : 상하이 및 주변 도시 가본 곳 http://sumingkiim.tistory.com/118

    후기 ③편 : 중국에 대한 특강, 여행 마무리 http://sumingkiim.tistory.com/119

     

     * 08년 여행기이므로 현재와 다른 사실이 있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여러 곳을 다니며 느낀 건 먼저 당연한 얘기지만 중국인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고 생각보다 굉장히 친절하고 한국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었다. 한국 드라마는 거의 매일 방영되었는데 그 영향이 큰 듯싶었다. 또 중국어와 어순이 같아서 그런지 영어로 한국인들보다 유창하게 설명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로 우리가 중국을 아직까진 못사는 나라라고 보지만 적어도 상하이에서만큼은 한국 못지않은 발전된 도시라는 점이었다. 상하이는 포동과 포서로 나뉘는데 포동 쪽에 강남 못지않게 잘 정리된 주거구들을 보며 그것을 느꼈고 명품이 즐비한 거리 등에서 그런 점을 느꼈다. 물론 중국 내에서 뿐만 아니라 상하이 내에서조차 빈부격차가 심해 아직 완전히 발전된 도시라고 볼 수 는 없지만 이미 규모면에서 한국서울을 넘어 도쿄와 경쟁하려고 하는 점이 충격적이었다.

     

     이렇게 구석구석 여행을 다니다보니 상하이에 대한 지리는 거의 서울 못지않게 익숙해진 것 같다. 내가 워낙 택시를 별로 안 좋아해서 (절대 비싸서가 아니다) 버스, 지하철을 두 번씩 환승하면서까지 다닌 경향이 큰 것 같다. 아마 상하이를 다시 가게 된다면 마치 고향에 간 듯 익숙할 것 같지만 워낙 빠르게 바뀌는 도시라서 확신은 들지 않는다.

     

     그리고 화동사범대학이라는 사범대 안에 있어서 중국 대학교 캠퍼스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캠퍼스 자체는 서강대와 별반 다를 게 없어보였지만 면적이 무척 컸고 하천도 흐르는 등 자연친화적인 캠퍼스였다. 학생들은 거의 기숙사를 이용해서인지 기숙사만 다섯 채 이상은 되는 것 같았다. 캠퍼스 후문에는 각종 상가들이 즐비해있었는데 그 규모는 영세하고 그리 커보이지는 않았다.

     

     먹거리는 굉장히 많았지만 노래방이나 피시방 등의 놀 거리는 별로 없었다. 거기다 술도 그다지 많이 먹는 사람들이 아니라서 술집도 별로 없었다. 한 마디로 중 고등학교 주변 상가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나는 후문 쪽으로 두 번 정도 갔다가 다시는 가지 않았다. 여기 애들은 뭐하고 노는지 아예 놀지는 않는 것인지 궁금했다.

     

     또 대학교 학생들은 꽤 수수해보였고 공부에 열심인 듯 보였다. 같이 온 딴 친구들이 인라인 동아리에 임시로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여러 중국인 친구들과 친해졌는데 그 친구들이 나한테도 소개를 시켜주었다. 부족한 영어와 중국어를 선보이며 그렇게 서로를 알아가며 몇 시간가량 얘기하다가 이 친구들이 기숙사에 간다고 해서 멋지게 데려다준다고 말했는데 거절을 당했다. 데려다주는 게 남자애들의 매너가 아닌 것 같았다. 아니면 애인이외에 데려다주는 걸 거부하는 것이 예의이던가.

     

      어쨌든 중국 친구들과 많이는 아니지만 가끔씩 보았는데 이 친구들 중 한 명이 귀국하기 하루 전 나에게 선물을 주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 많은 남정네들을 물리치고 나한테만 준 것이라는 점이었다. 그 후 그 친구가 메일도 몇 번 보냈었는데 지금은 연락이 끊어졌다. 고1 때 베이징 갔을 때도 나는 중국 여학우들에게 꽤 인기가 많아서 같이 간 친구들이 상당히 놀라했는데 여기서도 인기가 이어지다니 역시 난 중국에서 통하는 얼굴인 것 같아 기분이 좋으면서도 한국에서는 언제쯤이나 통할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한편 10번 정도 중국에 관한 특강을 했는데 굉장히 재밌었고 아직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 KBS 특파원이나 회계사, 교수님들께서 와주셔서 중국의 역사, 상하이의 최근 발전 경향, 중국의 IT산업, 화교와 조선족 이야기 등에 관한 특강을 했는데 중국에 대해 체계적으로 알 수 있어서 괜찮았다.

     

     그런데 이 10번의 특강에 공통점은 괄목할 만한 중국의 성장이다. 특강을 하신 분 모두 중국의 성장세는 부인할 수 없으며 한국은 이를 이용해야만 발전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물론 중국에 대한 애국심이 큰 조선족 분들도 몇 분 계셔서 긍정적으로 본 경향도 없지 않아 있지만 그 사실은 맞는 것 같다. 그리고 예전에 한국 중소기업이 저렴한 인건비를 바탕으로 중국에 진출해있었는데 이제 더 이상 노동력중심의 산업을 사양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혜택 중지로 이것이 현저히 줄어들고 있고 더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 등지로 옮기고 있다는 것이 충격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중국의 노동시장이 아닌 13억의 소비시장 자체가 매력이 되어 세계의 글로벌 기업들이 앞 다투어 진출하기 때문에 모든 소비 분야의 격전지가 중국이라고 한다. 또 중국정부의 지원으로 R&D센터 등도 많이 설립해서 이들과 협력을 맺은 중국 기업들 자체의 경쟁력도 상당히 올라가는 추세라고 한다. 따라서 아직 소비시장이 성숙되지 않았고 뚜렷한 시장지배자도 나오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은 지리적 이점을 이용하여 하루빨리 진출해야 도태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나는 평소에 중국의 정치체제는 공산주의인데 경제는 시장자유주의이니 이 둘 간의 존재하는 모순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모두가 잘 살자는 모토를 정해놓고 버젓이 빈부격차를 인정해주는 꼴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 체제가 조만간 무너질 것이라고 예상했었고 일부 서구의 중국 전문가들도 그렇게 예상을 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특강을 들어보니 중국의 정치체제가 꽤 공고해서 상당히 놀랐다. 우선 중국은 공산당원들을 뽑는데 그 기준이 엄격하다. 그야말로 수재만이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들은 공산당의 지원 하에 대학교까지 교육을 받는 한편 공산당 자체에서도 교육을 받고 유학까지 다녀온다. 그리고는 중국 정계에 진출해서 차근차근 지위를 높여 가는데 고위 정치가들은 모두 이런 방식으로 양성된다고 한다. 이것은 엘리트 지도자 양성 방식인데 한국과 달리 이미 싹이 있는 사람들을 뽑아 양성시킨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중국 인민들은 아직 지도자를 직접 뽑은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서서히 높아지고 있는데 이에 대해 중국 정부도 언젠가는 그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인정을 한다. 다만 그 체제가 확립된 이후에도 중국 공산당이 지배 당이 되기 위한 방법을 여러 모로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서 생각 외로 중국 정치체제가 독특하지만 꽤 탄탄해보였고 앞으로 어떻게 또 변화할 것인지 궁금했다.

     

     이렇게 한 달 동안 중국에 있으면서 느꼈던 여러 가지 것들을 써보았다. 사실 나는 여행을 가기 전에 한 도시에서 그것도 관광지로 유명하지 않은 상하이에서 한 달 동안 있는 것이 과연 재밌을지 의문이 들었었다. 그러나 갔다와보니 한 달 동안 여러 나라들을 다니는 것도 매력이 있겠지만 한 도시에 오래 머무는 것도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오래 있는 만큼 그 나라에 대해 겉핥기식이 아니라 더 제대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에 동화되어가는 느낌도 신기하면서도 꽤 재밌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 달이란 긴 시간동안 가족들이나 친구들과 떨어져 지내면서 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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